싸이월드로 말하면 99년 나와 용준이형(형용준 전 싸이월드 사장)의 인터넷 마케팅 과목 텀프로젝트였다. 물론 난 그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고 용준이형이 대부분을 준비했었다. 이미 사이트도 만든 상태였고 이름도 지어져있었다. (피플스퀘어라고) 사람들은 6촌만 건너가면 다 아는 사람이다라는 개념으로 만든 피플스퀘어. 처음에 나의 반응은 참 쌩뚱맞은 사이트를 만들었구나 였다. 이런게 중요할까하는. 그런데 열심히 용준이형의 말을 듣다보면 정말 그럴듯하고 재미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덧 학기말이 되었고 발표를 하게 되었다. 이 과목은 MIT에서 박사를 마치고 귀국해서 카이스트 테크노 경영대학원 교수가 된지 얼마 안된 마이클인가 하는 교수님이 가르쳤다. 그분의 시각은 참으로 냉정하기만 했다. 발표를 못한것도 아닌데...그리고 얼마뒤 학점을 받았을때 ㅋㅋㅋ 학점은 그야말로 ....
용준이형은 C 난 B- (제일 낮은 점수였음)
지금의 싸이월드는 그렇게 남들의 낮은 인식과 비아냥(?)거림에서 시작됐다.
그 후 용준이형은 주주들 및 직원들과의 문제로 물러나고 동형이형(이동형 SKT 상무)이 사장이 되었다. 사실 아주 어려운때 사장을 맡게 된 동형이형은 클럽 활성화에 전념했지만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구조조정과 함께 직원들의 일부가 SI를 하러 뛰어 다니는 상황이었다.
당시 난 싸이월드의 가장 큰 클럽중 하나였던 e-biz클럽의 3대 클럽장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 내가 있는동안 회원수도 크게 늘고 해서 종종 클럽 모임을 세미나처럼 하고 있었고 싸이월드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줬었다. (나쁜놈이지 그렇게 도움 받고 싸이월드를 위해서 해준게 없었네) 그때 쯤 동형이형은 같이 일하자는 말을 했었지만 싸이월드의 사정이 여의치 않은 걸 알았던대 M&A일을 시작하게 된 나는 같이 일을 할수가 없었다. 그뒤 동형이형이 고생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던 나는 내가 가지 않았단 사실에 안도를 하기까지 했었다. ㅋㅋㅋ
그러다 2002년말에 싸이월드가 매물로 나왔다는 말을 듣고 급기야 동형이형을 찾아갔었고 동형이형의 매각 조건과 근황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그때까지만해도 난 내가 싸이월드를 택하지 않은게 참 다행이라고 느꼈었다. 적어도 2003년 3월 IMM에 의해 싸이월드가 매각되었을때까지만해도 그래었다. 하지만 2003년 6월 전격적으로 주식 교환을 통해 SKT와 합병이 이뤄졌고 더해서 그해 말부터는 그야말로 싸이월드 폭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한 매각 뒷 이야기도 사실인지 모르지만 들었던 바에 의하면 원래 싸이월드 주주였던 모씨가 더이상 싸이월드를 가지고 갈 자신이 없자 SKT오너와 친했던 모씨가 헐값에 매각을 했단 이야기였다. (도박같은걸로 가산을 탕진했다는 말도 있었고 계속되는 사업의 실패로 어려움을 겪다가 팔았다는 말도 있었다) 동형이형 입장에서는 그 사람이 좀더 지켜봐주기만 했어도 틀림없이 지금처럼 성공했을거라고 말했었다. 뭐 일견 공감가기도 하고 일견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그렇게 싸이월드는 미친듯이 성공을 했고 난 아쉬움에 땅을 쳐야만 했다..ㅋㅋㅋ
지금은 동형이 형은 SKT 일본 사이월드 담당으로 일본에 가 계시고 용준이형은 계속 솟아오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을 하겠다고 중국을 왕래하는듯 하다.
사업의 성공에 있어서 중요한건 참 많다싶다. 기발한 아이디어, 튼튼한 자금력, 넓은 인맥등 하지만 그런 모든 요소에 더해서 정말 중요한건 성실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용준이형의 아이디어도 또 남들이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믿었던 그 모습도 싸이월드에게 너무 중요한 요소겠지만 동형이형의 끝까지 성실했던 그 모습이야말로 오늘의 싸이월드가 있게한 핵심중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 물론 동형이형 혼자의 모습은 아닐꺼구 그때까지 함께한 다른 직장동료들의 힘도 크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 세상을 바라보다보면 나름대로 젊었을때보다 식견이 넓어져서(?)인지 행동없이 머리만 앞서가는 경우가 많아지는것 같다. 내 이야기이다. 남의 아이디어와 사상을 평가하고 비판하는데 나의 아까운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하는건 아닌지 싶다. 이젠 더이상 그런곳에 시간을 소비할게 아니라 정말 스스로 짬내서 실천하는데 시간을 써보는건 어떨까 싶다. 그런데 이 말이 싸이월드와 무슨 관계가 있냐라고 묻는다면 바로 나란 인간이 기회가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도 지나친 자만심과 소심함으로 그런 기회를 놓친바가 있기 때문에 관계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이 글을 쓴거다. 이 싸이월드 말고도 몇가지가 더 있지만 난 번번히 놓쳤으니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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