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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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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moram 2004. 4. 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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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면 당연히 가야하는 예비군.

어제 어머니와의 긴 대화로 잠이 부족한 난 잠을 쫓아내 가며 연병장으로 차를 몰았다.

어울리지 않는 헐렁한 군복, 삐딱한 옷 매무새.

아마도 전형적인 예비군의 모습이 아닐까.

평소와 같이 매년 불러대는 국방부를 속으로 욕하며 예비역들이 모인 곳으로

발길을 옮겼고 시간이 되자 예비군 훈련은 시작됐다.

다들 예비군 티를 팍팍 내가면서 누구는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누구는 몰래 담배를 피우고

또 누구는 살짝 졸고 있다.

갑자기 이런 모습이 왠지 난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었다.

이렇게 환한 날 선임병이나 간부들이 시킨 일만 (아주 기계적인) 해가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군생활이 갑자기 확 떠오르면서 그때가 그리워졌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땐 그렇게 싫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그 시간도 나에게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예비군 6년차인 나에게 마지막 해 훈련인 오늘 이 훈련이 괜히 아쉽고

나이가 들어 돌이켜보면 괜히 이런 때가 그리워지지 않을까 싶었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어쩌면 삶에 관조적이고 또 추억을 간직한다는 것일까?

어떻게 정의를 내리지는 못했지만 밝은 햇살아래 총을 들고 걷는 스스로의 모습에

왠지 모를 흥겨움과 즐거움을 느꼈다.

때가 되면 또 이때를 그리워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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